아이들 물건 몰래 버리다 걸린 엄마의 최후|이번엔 직접 버리게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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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물건은 버리기가 참 어렵습니다.

안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나 오래된 만들기 작품을 보면
“이제 이건 정리해도 되겠지?” 싶다가도, 막상 버리려고 하면 또 손이 멈춥니다.

특히 아이들이 직접 만든 물건은 더 그렇습니다.

어린이집 때 만든 작품부터 방과후 미술수업에서 가져오는 것까지 하나둘 쌓이다 보면 양이 만만치 않습니다.

종이는 그나마 파일에 넣어둘 수 있는데, 캔버스에 그린 그림까지 나오면 정말 난감합니다.

버리자니 아깝고, 다 보관하자니 집이 작품 창고가 되어갑니다.

몰래 버렸다가 들킨 적도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보기엔 오래됐거나 더 이상 안 쓰는 물건을 몰래 정리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이들은 꼭 나중에 찾습니다.

한동안 쳐다보지도 않던 물건을 어느 날 갑자기 찾고,
그게 없어진 걸 알면 바로 들킵니다.

몇 번 그렇게 울고불고 한 뒤로는 저도 방법을 조금 바꿨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고르는 대신 거실 한쪽에 봉투 하나를 펼쳐두었습니다.

“진짜 이제 안 쓰는 건 여기다 넣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제 눈은 계속 봉투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말은 맡겼지만 레이더는 풀가동 중이었습니다.

속으로는
‘그래, 그것도 넣자.’
‘저것도 이제 보내줄 때 됐다.’
하고 있었지만 최대한 참았습니다.

생각보다 아이들이 알아서 잘 골랐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안 버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비즈로 만든 물건, 작은 장난감, 이제는 잘 가지고 놀지 않는 것들이 하나둘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골라놓은 물건 사진

제가 보기엔 진작 정리해도 될 것 같은 물건을 끝까지 남기기도 하고,
반대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물건을 먼저 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웬만하면 아이들이 고른 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추억이 붙은 물건은 어른인 저도 버리기 어려운데, 아이들이라고 다르진 않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제 물건도 하나둘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원래는 아이들 물건을 정리하려고 꺼내둔 봉투였습니다.

그런데 며칠 지나니 제 물건도 슬쩍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 필요할 것 같아서 여러 개 사뒀다가 남은 것, 이제는 손이 가지 않는 물건, 상태가 많이 안 좋아진 인형까지.

제가 가끔 물건을 대량으로 사둘 때가 있어서 정리하다 보면 비슷한 물건이 몇 개씩 나오기도 합니다.

결국 아이들 정리용으로 시작한 봉투가 가족 공동 정리봉투가 되어버렸습니다.

아이들한테 버리라고 해놓고 제가 더 열심히 넣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맡겨도 마지막 확인은 꼭 필요했습니다

이번에 가장 크게 느낀 건 이 부분이었습니다.

둘째가 버린 키캡 클리커에는 동그란 건전지가 들어 있었고, 첫째가 넣어둔 미니 영사기 같은 물건에도 건전지가 그대로 들어 있었습니다.

저도 모르고 그대로 버릴 뻔했습니다.

그러다 밤에 거실로 나왔는데,

쓰레기봉투 안에서 불빛이 번쩍번쩍하고 있었습니다.

순간 뭐가 있나 싶어서 확인해보니 봉투 안에 들어간 물건에서 불빛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버릴 물건을 직접 고르는 건 괜찮았지만,
실제로 버리기 전 마지막 확인은 어른이 해야겠구나 싶었습니다.

건전지가 들어 있는 물건은 건전지를 빼고, 폐건전지는 지역 수거함 등에 따로 분리해서 버리기로 했습니다.

특히 작은 동전형 건전지는 빼낸 뒤 아이들이나 반려동물이 손댈 수 없는 곳에 바로 두었습니다.

너무 오래 두면 다시 미련이 생깁니다

봉투를 꺼내놓고 며칠 지켜보는 건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오래 두면 문제가 하나 생깁니다.

다시 꺼내고 싶어집니다.

“이건 그래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이건 추억인데…”
하다 보면 버리려고 넣어둔 물건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마지막으로 봉투 상태를 사진으로 남기고, 건전지나 따로 분리해야 할 물건만 확인한 뒤 바로 치우기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봉투를 한 번 확인한 뒤 바로 묶어서 치웠습니다.
너무 오래 두면 괜히 다시 꺼내고 싶어질 것 같아서요.

처음부터 거창하게 집 정리를 하려고 했다면 아마 시작도 미뤘을 것 같습니다.

그냥 거실에 봉투 하나 펼쳐두고
“안 쓰는 건 여기에 넣어.”
했을 뿐인데 조금씩 정리가 시작됐습니다.

아이들도 직접 골랐고, 저도 지나가다 하나씩 넣었습니다.

한꺼번에 싹 비우는 방식은 아니지만, 저희 집에는 이런 방법이 오히려 잘 맞았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고르는 건 각자 해도, 버리기 전 최종 검수는 꼭 하기.

안 그러면 어느 날 밤,
쓰레기봉투가 거실에서 레이저를 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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